"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아이들에게 이런 짖굿은 질문을 할 때가 있다.나도 우리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아이들은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곤 한다. 이 질문 자체기 잘못된 것이다.질문을 한 번 바꿔보자.
"어떤 엄마가 좋아? 어떤 아빠가 좋아? "
아이들에게 부모를 선택 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면 어떤 부모를 선택할까?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고 인정해 주는 부모를 선택하지 않을까?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아들이 말을 안 듣고 말썽만 부린다며 , 속상해 하는 지인이 있다.지인이 잊고 있는 사실 하나가 있다. 부모는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듯이 아이도 부모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아이도 태어날 때 부터 부모를 선택 할 수 만 있었다면 지금의 부모를 선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능력 있고 부자인 부모를 만나서 금수저로 살아가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나를 돌아보지 않고 내 아이에게 만 바라는 순간 문제가 생기는 법이다.아이를 존중하면 아이도 나를 존중하고 사랑한다. 부모 마음이 곧 자식 마음 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온다.내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 내 아이도 부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사랑 사랑한다. 서로를 선택하지 않았어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 ,좋은 관계는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하는 관계이다. 어떤 조건을 달지 않고 서로를 다른 인격으로 인정하는 있는 그대로의 관계라는 뜻이다.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보자.아이들은 과연 어떤 부모를 좋아할까?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엄마? 공부하라는 말을 안 하는 아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엄마? 아이에게 물어보면 이렇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엄마는 엄마라서 좋고? 아빠는 아빠라서 좋기 때문이다. 부모가 그저 내 아이라서 예뻐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센터에서 스피치 수업을 듣던 p는 다시 아이로 돌아간다면 자기를 잘 알려고 노력하는 부모, 기다려 주는 부모,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는 부모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 한 가지 사실을 또 깨닫는다.부모가 내 아이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착각일 때가 있다.어쩌면 이 세상에서는 자식을 잘 모르는 부모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란 없듯이 완벽한 아이도 없다.
부모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존감이 높으면 아이도 부모를 따라 자존감이 높아진다.
완벽한 부모와 완벽한 자식이라는 관계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자 노력하는 관계만이 있을 뿐이다.어떤 부모는 아이의 잘못은 자기탓이라며 자책하기에 바쁘다.자식 잘못을 부모 탓이라. 여기면 아이는 부모의 그런 마음이 오히려 부담스럽다. 부모와 아이의 인격은 적적한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 아이도 아이 나름의 인생이 있음을 인정해 주고 지켜봐 주어야한다. 자기 인생이 있음을 인정해 주고 지켜봐 주어야한다
자기 인생에서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부모가 도맡아 책임져 줄 수는 없다.

열등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다.아이에게는 자존감 높은 부모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제일이다. 부모가 열등감이 있으면 아이도 그대로 닮는다.
예전에 여성시대 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독립하고 싶어요 라는 코너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넘치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k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착한 딸로 살아왔다.사춘기도 부모의 지극한 사랑으로 별 탈 없이 보냈다. 부모가 원하는 대학에도 갔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서 대학 4년 동안에도 엄마는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참견했다. 남자 친구도 이런저런 이유로 길게 사귀지를 못했다.k가 외출할 때면 옷에 단추를 몆 개 잠갔는지까지 간섭했다.어릴 적부터 그게 사랑이라고 받아들이고 살아왔다.지금은 사랑이 구속이 되었고 행복해야 할 집이 k에게는 감옥이 되어 버렸다.집에만 있으면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이제껏 길러 준 부모에게 독립하고 싶다는 말을 차마 못하고 가슴앓이만 하다가 우울증까지 생겼다.k는 어떤 말을 해야 부모에게서 독립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무슨 일이든 양면이 있기 마련이다.어떤 것이든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때로는 하나를 얻기 위해 열 개를 버려야 할 때도 있다.우리는 태어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살면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많이 주는 부모다.사연 속 k의 부모는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스스로 선택하지 않는 삶은 구속이고 감옥이다. 부모가 자식을 '감옥에 갇힌 죄수'로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독립은 아이에게 또 다른 선택을 주는 일이다.부모와 자식에게 독립의 과정은 즐거움이 될 수도 ,괴로움이 될 수도 있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녀가 어떤 선택을 하든 선택의 몫은 자녀의 몫이라는 점이다. 내 아이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되고 ,내 아이는 옳지 않는 길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자녀의 독립을 늦춘다면 그건은 순전히 부모의 욕심이다.떠나야 할 때는 미련 없이 보내야 한다.선택하는 연습을 뒤로 미룰수록 아이는 세상에 뒤쳐지고 자신의 삶에서도 무례해진다.

이제부터 연습을 시작하자 .부모에게 아이의 인격을,아이의 삶을 분리하는 연습을 해보자.
자식은 또 다른 나가 아니라 또 다른 인격임을 잊지 말고 자식을 부모라는 큰 덩어리에서 천천히 떼어 내자. 어느덧 부쩍 자라 있는 내 아이들,그리고 부모로서 한층 자라 있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모교욱,말 공부 ,스피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피치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2) | 2020.06.18 |
---|---|
공부 좀 덜 가르치면 어때? (2) | 2020.06.16 |
감정 앞세우기 VS. 마음 앞세우기 (0) | 2020.06.11 |
자존감에 좋은 말씨를 뿌리자 (0) | 2020.06.09 |
부모의 뒷 모습은 아이의 앞 모습 (2) | 2020.06.08 |